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는 유튜브를 켜 놓고 들으면서 자는데 이때 재미있게 들었던 '물 건너기 프로젝트'를 듣고 책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. 황유미라는 작가도 '피구왕 서영' 이라는 소설책도 이렇게 우연히 만나게 돼서 좋네요. 이 책은 독립출판물 세계에서는 꽤 인기 있었던 책이었나 봅니다. 그럴 만도 할 것 같습니다.
책 소개
이 책은 2019.01월에 발간됐습니다. 저자는 89년생 황유미입니다. 독립출판물로 소량 발매했다가 동네 서점에서 입소문을 타고 다시 독자들에게 소개되었다고 합니다.
목차
피구왕 서영
물 건너기 프로젝트
하이힐을 신지 않는 이유
까만 옷을 입은 여자
알레르기
(예스 24 제공)
소감
책은 쉽게 스르르 잘 읽힙니다. 하지만 서평에 다른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불편한, 나도 경험했지만 침묵했던 쪼그라들고 비겁한 나를 다시 만나게 하고 되돌아보게 합니다. 참 많은 평범한 순간에 차별받고 차별하며, 그 차별에 대한 암묵적인 공조 불편한 사실들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합니다. 그래도 재미있습니다. 저는 피구와 서영보다는 물 건너기 프로젝트가 제일 좋았습니다. 가장 가깝고 떼려야 뗄 수도 없는 가족 내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불공평하게 처우받고 상처 받으며 자랍니다. 그래도 우리의 여주인공이 길고 치밀한? 계획 끝에 물 건너기 프로젝트에 성공하는 과정은 통쾌합니다. 자기도 모르게 오랜 세월 세뇌당해 무의식적으로 새겨진 관습에 불안해하면서도 씩씩하게 나아가는 그녀.. 응원하게 되네요.
"누가 나를 비웃는 것 같았어. '어른 여자'가 되어서 이런 것도 참지 못하냐고. 정말 그래서 참았던 것 같아. 웃기지? 누가 정말로 그렇게 얘기한 적은 없는데. 하이힐을 신은 날이면 항상 발톱이나 발톱과 발가락이 부딪치는 지점에서 피가 났어. 매일 저녁 하이일에서 내려온 내 발을 쳐다보면 피딱지가 보였는데 발톱 사이로 새어 나오는 피가 숭고해 보이기까지 했어. 고문을 당하면서도 신념을 지키는 열사들처럼 나는 나를 하이힐로 고문하면서 어떤 신념을 지켰던 걸까? 광복, 민주주의같이 대단한 신념이 있었던 건 아닐 텐데 말이야. 아무도 꼭 하이힐이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고 누가 하이힐을 사준 것도 아니야. 어른 여자가 되면 당연히 하이힐을 신어야 하는 줄 알았어. 내가 진짜 하이힐을 신고 싶은지 아닌지는 안중에도 없이 계속 신었지" [하이힐은 신지 않는 이유 중 발췌]
신선했다. 난 평발에 발등도 두꺼워서인지 정말 하이힐은 고통스러워서 진작에 포기하고 운동화만 신고 다니지만 정장을 입거나 흔히 하이힐을 신어야 맞다고 생각되는 차림이 될 때면 왠지 죄스러운?(누구한테?) 저 밑바닥에 뭔가 껄적지근했는데. 정말 작가 표현같이 어른 여자는 당연히 하이힐을 신어야 하는 줄 알았다. 누가 그러라고 한 적도 없는데. 거 참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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